무령왕릉 기행에서 정작 놓치는 게 전시관 내부의 유물 배치다. 요즘 것들은 사진 찍기에 급급해서 정작 뭘 봐야 하는지 모른다. 무령왕릉은 벽돌무덤이라는 특성이 전부다. 중국 남조 양식을 따랐다는 사실만 알면 된다. 껍데기보다 내용물에 집중해라.
입구부터 무작정 걷지 말고 지석부터 찾아라. 무덤 주인이 누구인지 적힌 돌판이다. 이걸 먼저 읽어야 뒤에 나오는 금제 관장식이나 귀걸이가 왜 가치 있는지 이해가 간다. 순서 없이 구경하는 건 시간 낭비다. 논리적 흐름을 타지 않는 관람은 그냥 산책일 뿐이다.
전시관 내의 조명과 동선은 이미 짜여 있다. 굳이 역주행하며 겹치는 구간을 만들 필요 없다. 화려한 장신구들에 매몰되지 말고 무덤의 구조를 보여주는 모형을 먼저 파악해라. 공간의 크기와 벽돌 쌓기 방식을 먼저 이해해야 유물의 배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경험 없는 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왕과 왕비의 부장품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관람의 질을 결정한다. 단순히 예쁘다는 감상은 무의미하다. 신분과 역할에 따라 어떤 물건이 함께 묻혔는지를 대조해라. 사실관계만 확인해도 충분하다. 불필요한 상상력은 배제하고 기록된 사실만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깔끔한 기행법이다.
마지막으로 야외의 무령왕릉 전시관 외부 구조물을 살필 때 헛걸음하지 마라. 현재 실제 무덤은 보존을 위해 폐쇄된 상태다.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이들이 많다. 전시관 내부의 복제품과 영상을 통해 간접 체험하는 것이 현실적인 정답이다.